항목 ID | GC065011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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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口碑傳承 |
영어공식명칭 | Oral Literature |
이칭/별칭 | 구전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전라북도 무주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영미 |
[정의]
전라북도 무주 지역에서 말과 기억에 의존하여 전해 내려오는 민간 지식의 총칭.
[개설]
구비 전승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전승 문화를 가리킨다. 구비 전승물에는 문학적인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욕설이나 금기어 같은 비문학적인 것들도 있고, 사실이나 사건에 대한 증언처럼 역사적인 것들도 있다. 구비 전승이라고 할 때는 이러한 모든 것을 포괄할 수 있다. 다만 ‘구전’에 ‘문학’이 결합된 ‘구비 문학’이 구비 전승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은 구비 문학이 문예성을 지니고 있어 특별히 더 관심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구비 문학의 갈래로는 대표적으로 설화, 민요, 판소리, 탈춤, 속담, 수수께끼, 무가 등을 들 수 있다. 무주 지역에서도 구비 문학의 다양한 갈래들이 전승되었을 것인데, 현재까지 주로 설화와 민요를 중심으로 조사·연구되었다.
[무주 지역의 설화]
무주 지역에서는 신화적 성격을 띠고 있는 이야기는 거의 발견할 수 없고, 대부분 보편적인 민담과 다양한 소재를 중심으로 한 지역 전설이 전승되고 있다. 특히 산간 지역의 특수한 자연이나 역사, 역사 인물, 지역 문화 등에 관련된 것들이 많다. 예컨대 산악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무주 지역의 자연환경 특색을 반영하는 산과 바위 유래담이 대표적이다. 무주 지역 설화의 전승 양상을 4가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무주의 지역성을 강하게 살필 수 있는 「덕유산의 전설」과 같은 ‘덕유산’ 설화이다. 덕유산 설화는 태조 이성계와 관련되는 이야기가 다수 있고, 난리가 났을 때 덕유산이 전쟁으로부터 백성들을 보호해 주었다는 이야기이다. 덕유산 산신의 도움으로 이성계가 태자를 얻고 등극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나, 전쟁에서 지역민을 구해 주었다는 이야기들은 덕유산의 신령스러움을 강조한 것이다.
둘째, 「적상산 비녀 바위」, 「적상산성 장도 바위」, 「적상산성과 서창」 등과 같은 무주의 특징적인 ‘적상산’ 관련 설화이다. 적상산과 관련된 인물은 최영 장군인데[여러 설화에서 특정 이름이 호명되지 않고 그냥 ‘장군’으로 호칭되기도 함] 고려 말 뛰어난 장수, 비극적 죽음 등의 모티프와 연결되면서 비극적 영웅 혹은 실패한 영웅 관련 설화가 전승되고 있다. 여기에 적상산은 전쟁 속에서도 사고를 지켜 낸 곳이라는 자부심이 결합되면서 적상산은 호국 충절의 산임을 상징하는 설화들이 발견되고 있다.
셋째, 무주 구천동 관련 설화, 즉 「구천동과 설천」, 「무주 구천동 유래」, 「오수좌의 한」 등이 여기에 속한다. 무주 구천동은 33경이 말해 주듯 굽이굽이마다 아름다운 풍경들이 숨어 있으며 관련 설화들도 많다. 그중에 명당 관련 설화군이 특징적인데, 이는 무주 구천동이 전란에도 화가 미치지 않는 복지로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어사 박문수」, 「구천동과 박문수」 등처럼 ‘암행어사 박문수’와 관련이 있는 설화가 많다. 이는 심산유곡의 깊은 계곡인 무주 구천동의 자연 지리적 특성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암행어사 박문수가 어느 날 나타나서 관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백성들의 억울함을 한 번에 풀어 주기를 바라는 민중들의 여망이 반영된 이야기이다.
이상의 설화를 통해서 보면 무주는 한편으로 명당과 신령의 땅이지만, 한편으로는 중앙 정부의 관리를 받지 못하는 깊은 오지의 산악 지대임을 양가적으로 보여 준다고 하겠다.
[무주 지역의 민요]
무주 지역은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세 도의 접경 지역에 위치하여 생태적·문화적으로 세 도의 특성이 교차하는 곳이다. 민요 역시 지리적 영향을 받고 있는데, 무주 지역 농요는 대체로 영남권 문화의 영향력이 강한 가운데 전라도와 충청도의 문화가 공존하고 있다.
무주의 민요는 크게 노동요, 유희요, 의식요 등으로 분류된다. 먼저 노동요를 살펴보면, 무주 노동요는 적상산이나 덕유산 등 산간 지역으로 둘러싸여 있어 산간 지역 특유의 농업 노동요가 발달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농업 노동요 중에서도 논농사 관련 노동요가 특히 많은데 「모심는 소리」, 「모찌는 소리」, 「논매는 소리」, 「밭매는 소리」 등이 있다. 여기에서 농요는 남녀 가창자가 함께 부르는 「모심는 소리」가 가장 발달하여 지속적으로 적은 수의 가창자들이 ‘교환창’의 방식으로 불렀다. 한편 두레 조직이 주도하는 「논매는 소리」는 발달하지 않고 여성 가창자 중심의 「밭매는 소리」가 주로 발달했는데, 이러한 특징은 모두 산간 지역의 좁은 농토와 자연환경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여성이 가창의 주체가 되는 노동요인 「나물 뜯는 소리」는 산촌 여성의 삶을 진솔하게 표현해 주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그 밖의 노동요로 통나무나 큰 돌처럼 무거운 물건을 옮길 때 부르는 「목도 소리」, 「삼 삼는 소리」, 「지게 목발 노래」, 「물레질 소리」, 「운재(運材) 소리」, 「터 다지기 소리」 등이 있다.
둘째, 유희요에는 「시집살이 노래」, 「자장가」 및 기타 「첩노래」, 「독수공방 노래」, 「도령 부채 노래」, 「옹아요(癰兒謠)」, 「디딜방아 노래」, 「탄로가」, 「동물 노래: 새타령」, 「식물 노래: 미나리, 도라지」, 「땅개비 노래」, 「뱃노래」, 「댕기 노래」, 「노리개」 등등 다양한 소재의 민요들이 불리고 있다. 무주 지역 역시 전국적으로 대단히 많은 분포를 보이는 「시집살이」 노래가 많은데, 신산한 시집살이를 희화화하여 웃음으로 승화시키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셋째, 의식요에는 「상여 소리」와 집터나 무덤을 다지기 위해 밟아 주며 부르는 소리인 「회다지 소리」, 그리고 「성주굿」, 「지신밟기 소리」, 「회갑 노래」, 「달구 소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