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기도 포천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금지되거나 꺼려지는 언어 표현.

[개설]

금기어는 인간의 어떠한 행위나 언사가 자신 및 타인에게 나쁜 해가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든 말이다. 인간은 오랜 생활을 영위하면서 쌓아 온 광범위한 문화 양식을 언어에 담아 왔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금기어이다. 이것은 직접적 경험에 의해 또는 경험을 하지 못했지만 구전되어 만들어진 것으로, 민간에서 자연적으로 믿는 관념으로 우리의 의식을 형성하고 있다. 금기어는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과학적이든 비과학적이든, 합리적이든 비합리적이든 간에 관계없이 인간의 생활에 하나의 규범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인간 생활에 있어 경계와 주의를 주고 금지와 꺼림을 인식하게 하여 어떠한 행동과 말을 하지 못하게 하는 사회적 행동 양식이 있다. 이런 의례적 금지는 인간 행동의 규칙으로 존재하여 그것을 위반했을 때는 나와 남에게 해가 미친다는 의식과 결부되어 언어에 나타난 것이다. 금기어는 대체로 행위자 자신에게 해로움을 주는 것으로 표현되지만 때로 상대방에게 해로움을 주는 경우도 있다. 행위자의 행위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금기어의 맺음은 금지를 나타내는 ‘~ 안 된다’와 ‘~ 하지 마라’로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포천 지역은 경기도 지역의 일반적인 금기어를 사용하였고, 포천 지역의 특색을 보여 주는 금기어는 조사되지 않았다. 1997년 포천 지역에서 조사된 금기어의 예는 다음과 같다.

[행위·버릇 관련 금기어]

- 바람이 새는 쪽으로 입을 대고 자지 마라.

- 문지방을 밟지 마라.

- 숟가락을 엎어 놓지 마라.

- 신발 벗어 놓을 때 엎어 놓지 마라.

- 문지방[빨랫돌, 목침] 위에 앉지 마라.

- 잘 때 북쪽으로 머리를 두지 마라.

- 남의 집에서 손톱을 깎지 마라.

- 몸 아픈 사람에겐 절을 하면 안 된다.

- 다듬잇돌을 베고 눕지 마라.

[남녀 관련 금기어]

- 여자는 식전에 남의 집에 가지 마라.

- 여자가 남자 다리나 허리를 타 넘으면 재수 없다.

- 아내가 남편의 허리띠를 두르지 마라.

[임신·출산·육아 관련 금기어]

- 아이를 낳고 상을 당한 집에 가면 안 된다.

- 아이 뱄을 때 불구경하면 안 된다.

- 어린애를 낳으면 동냥 오는 사람에게 삼칠일 동안은 아무것도 안 줘야 된다.

[동식물 관련 금기어]

- 큰 구렁이는 잡으면 안 된다.

- 제비집을 뜯으면 집에 해롭다.

- 송아지 낳을 때는 곡식을 내가면 안 된다.

- 고양이 고기를 먹지 마라.

- 마늘을 뜰 안에 심지 마라.

- 마늘이나 파뿌리를 아궁이에 넣으면 안 된다.

[관혼상제 관련 금기어]

- 부고장은 방에 들이지 않는다.

- 제삿날 머리를 빗지 마라.

- 초상났을 때는 부부 관계를 하면 안 된다.

- 고사 지낸 다음에 방을 쓸지 마라.

- 목매 죽은 집, 물에 빠져 죽은 집, 호식이 있는 집과는 혼인 않는다.

- 첫날밤에 불은 입으로 끄면 안 되고 손으로 꺼야 한다.

- 아홉수에 결혼하지 않는다.

- 날을 받아 놓았을 때 흉사[장사]가 생겨도 그곳에 가면 안 된다.

[세시 풍속 관련 금기어]

- 장날, 초하룻날, 보름날에는 머리를 감지 마라.

- 초하룻날 여자는 남의 집에 가면 안 된다.

- 음력 2월 초하룻날 조밥을 해 먹지 마라.

- 정월 초하루에 맨발로 나가지 마라.

- 2월 보름 전에는 장을 담그지 않는다.

- 한식 전에 밭둑을 만지지 마라.

- 정월에 노루를 잡아먹지 마라.

- 메주 쑤는 날 콩을 먹으면 안 된다.

- 생일날 멸치를 먹지 마라.

- 식구 중에 생일이 있으면 머리를 안 감는다.

- 아침에 꿈 얘길 하면 안 된다.

- 아침에 거미를 잡지 마라.

- 아침에는 국수를 먹지 않고 낮에는 옛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 밤에 머리를 빗지 마라.

- 밤에 청소하지 마라.

- 밤에 손톱을 깎지 마라.

[집안일 관련 금기어]

- 빗자루를 거꾸로 세우지 마라.

- 메주를 짝수로 만들지 마라.

- 베개를 세워 두지 마라.

[기타 금기어]

- 밤길 걸을 때 뒤돌아보지 마라.

- 절에 갈 때는 남의 집에 들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