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0018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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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경기도 포천시 |
집필자 | 김덕원 |
[정의]
경기도 포천지역에서 새해 들어 처음 맞는 토끼날.
[개설]
톳날 은 정초 십이지일(十二支日)의 하나인 상묘일(上卯日)이다. 이를 ‘토끼날’, ‘첫 토끼날’, ‘톱날’ 등이라고도 한다. 토끼는 털이 많은 짐승이라 톳날은 유모일(有毛日)에 속한다. 톳날이 정초에 들어 있으면 그해에는 목화(木花)가 풍년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톳날은 해서 좋은 일보다는 가리는 일이 많은데, 이날의 풍속은 여자가 조심하는 날이라 하여 특히 여자와 관련된 금기가 많다.
[연원 및 변천]
상묘일, 즉 톳날의 금기는 토끼의 방정맞고 경망스러운 모습과 관련된 생태적인 특성과 함께 십이지의 넷째 지지(地支)인 묘(卯)의 속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묘의 방향은 정동(正東), 시간으로는 오전 5~7시, 음양으로는 음(陰), 오행으로는 목(木), 색으로는 청색(靑色)에 해당한다. ‘남자가 처음으로 대문 열기’, ‘동쪽을 향해 일을 하거나 소변을 보지 않는 일’, ‘나무로 만든 그릇을 들이지 않는 일’, ‘처음으로 짠 베를 청색으로 물들이는 일’ 등이 묘의 속성과 관계있는 일들이다.
정초 또는 정월 대보름 안에 여자들이 바깥출입을 삼가는 것은 일반적인 양상이지만, 특히 톳날을 가리는 것은 ‘이날 대문을 여자가 먼저 열어서는 안 된다.’는 금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톳날에는 남자가 여자보다 먼저 일어나 대문을 열어야 그해 가운(家運)이 좋다고 한다. 가장이나 웃어른이 열면 제일 좋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도 남자가 먼저 열어야 한다. 만일 여자가 먼저 대문을 열면 일 년 내내 불길하다고 한다.
특히 가리는 일 중에서 ‘남자가 먼저 대문을 열어야 그해 가운이 번창한다.’는 것은 묘자 상형이 ‘개문(開門)의 형상’ 곧 대문을 좌우로 연 모양을 나타낸 것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부정한 대상으로 인식되는 여자가 복이 들어오는 대문을 열면 한 해가 불길하다고 믿어 특히 금기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해서 좋은 것은 첫 토끼날에 톳실 또는 명실[命絲]을 짜는 것은 토끼와 실이 일반적으로 수명장수(壽命長壽)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월 첫 토끼날의 풍속은 현재 거의 지켜지지 않지만, 여자의 출입을 꺼리는 일은 아직까지 일부 지방에서는 지켜지고 있다.
[절차]
톳날 여자들이 남의 집을 방문하면 재수가 없어 그 집에 우환이 잦거나 또는 초상이 난다고 하여 꺼렸다. 토끼는 방정스러운 동물이기 때문에 이날은 여자들이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득이 남의 집에 갈 사정이 생기더라도 오후에 가거나 또는 남자가 먼저 대문에 들어선 후에 여자가 따라 들어간다. 그리고 남의 집에 가더라도 소변을 보지 않는다고 한다.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 수입 1리에서는 음력 정월 열이렛날을 ‘톳날’ 곧 ‘토끼날’이라고 하였다. 이날 남의 집에 가서 소변을 보지 않으며, 먼 길을 떠나지 않는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톳날 에는 여자뿐만 아니라 집안에 남의 식구나 나무로 만든 그릇도 들이지 않는다. 이날에 사기그릇·놋그릇·옹기그릇 등을 구입하면 실수해서 깨뜨린다고 하여 삼가고, 머슴이나 식모를 구하면 경망하고 방정맞은 사람이 된다고 하여 꺼렸다. 특히 칼질이나 가위질, 쟁기질을 하면 토끼가 곡식을 갉아먹는다거나 짐승들이 산밭의 곡식을 쏜다고 하여 하지 않았다. 어촌에서 토끼는 방정맞은 짐승이라 하여 이날 바다에 고기잡이를 나가지 않았다.
한편, 톳날에 새로 뽑은 실을 톳실 또는 명실이라고 하는데, 여자들은 이날 바느질을 하거나 베틀에 앉아 조금씩이라도 베를 짰다. 이 실을 차고 다니거나 옷을 지어 입으면 수명이 길어지고 재앙을 물리친다고 하여 남녀 모두 명주실을 청색으로 물들여 팔에 감거나 옷고름에 달았으며, 돌쩌귀에 걸어 두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