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북도 무주군에 있는 여러 층으로 쌓은 불탑.

[개설]

탑(塔)은 탑파(塔婆)나 스투파(stupa)라고도 한다. 유골을 담고 토석을 쌓아 올린, 진신 사리(眞身舍利)를 봉안하는 묘라는 뜻이다. 석가모니(釋迦牟尼)의 사리를 봉안하기 위하여 만든 축조물이다. 석가모니가 입적한 뒤 석가모니의 사리를 인도의 여덟 나라에 나누어 주어 각각 탑을 세웠던 것이 탑파의 시초이다. 그러다가 인도를 처음으로 통일한 마우리아 왕조의 아소카왕이 여덟 탑의 사리를 다시 8만 4000개로 나누어 전국에 널리 불탑(佛塔)을 세움으로써 탑파 문화가 불교의 전파와 함께 크게 융성하기 시작하였다. 그 시기의 불교 중심지인 산치(Sanchi)에는 지금도 산치 탑이 남아 있어 이를 짐작하게 한다.

탑은 기단부(基壇部)·탑신부(塔身部)·상륜부(相輪部)로 구성되어 있다. 기단부에는 기둥 모양의 우주(隅柱)와 탱주(撐柱)를 새기고, 탑신부는 옥신석(屋身石)과 옥개석(屋蓋石)을 쌓으며, 상륜부는 노반(露盤) 위에 복발(覆鉢)·앙화(仰花)를 놓고, 그 위에 보륜(寶輪)·보개(寶蓋)·수연(水煙)·용차(龍車)·보주(寶珠) 등을 긴 찰주(擦柱)에 꽂아서 꾸민다.

우리나라에서는 4세기 후반 불교가 전래되면서 탑파 문화가 생겼다. 6세기까지는 목탑을 주로 만들었으나 7세기에 들어와서 석재를 사용하여 탑을 만들었다. 7세기 전반부터 백제에서 익산 미륵사지 석탑(益山彌勒寺址石塔), 부여 정림사지 오층 석탑(扶餘定林寺址五層石塔)을 비롯한 석탑을 건립하기 시작하였다. 건축 기술이 가장 발달한 백제에서는 목탑 양식을 모방하여 석탑을 세웠다. 신라의 석탑으로는 전탑 양식을 모방한 경주 분황사 모전 석탑(慶州芬皇寺模塼石塔)이 전해진다. 통일 신라 경덕왕(景德王) 때 세워진 경주 불국사 석가탑(慶州佛國寺釋迦塔)과 경주 불국사 다보탑(慶州佛國寺多寶塔) 등으로 이어진 석탑 양식은 고려 시대에 다양한 형태로 발달하였으나 조선 시대에 들어서면서 점차 쇠퇴하였다.

석탑은 돌을 깎고 다듬어서 만든 탑이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질 좋은 화강암이 많이 생산되었다. 따라서 초기에는 목탑이 유행하였지만 7세기 이후 백제 때부터 화강암을 비롯한 각종 돌을 깎아 석탑을 만들기 시작하였고, 지금도 석탑이 많이 세워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익산 미륵사지 석탑을 중심으로 1,000여 기의 석탑이 남아 있어 ‘석탑의 나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마디로 질 좋은 화강암이 풍부하고 돌을 다루는 기술이 뛰어나 일구어 낸 결과이다.

[무주군 석탑의 현황]

무주군에는 무주읍 읍내리의 북고사 삼층 석탑(北固寺三層石塔)과 안성면 장기리의 장기리 안성 석탑(場基里安城石塔), 설천면 삼공리의 인월암 석탑(印月庵石塔) 등이 있다. 북고사 삼층 석탑은 북고사(北固寺) 산왕당 앞에 있는 고려 말에서 조선 초의 석탑이다. 방형 기단 위에 중대석(中臺石)을 올려놓고 양쪽에 우주를 새긴 탑신석 위에 삼층의 옥개석만 본래의 탑재석으로 추정된다. 장기리 안성 석탑은 안성면 주민 자치 센터 정원에 있는 고려 시대 석탑으로 기단부와 일층 탑신, 일층·이층·삼층의 옥개석이 남아 있다. 인월암 석탑은 현재 남아 있는 옥개석의 체감비를 고려할 때, 삼층 석탑일 가능성이 높다. 무주군에서 학계에 보고된 석탑의 수는 세 기에 불과하지만 절터와 불교 유적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아 향후 무주군 불교문화의 우수성을 밝히기 위한 학술 조사가 절실히 요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