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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001771
한자 洞祭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기도 포천시
집필자 김진호

[정의]

경기도 포천지역에서 마을을 지켜 주는 수호신에게 마을 공동으로 올리는 의례.

[개설]

동제(洞祭)는 마을 공동체 성원들이 일정한 장소에서 마을의 수호신을 모시고 일정한 시간과 절차를 통해 마을의 무병, 안녕, 풍년 등을 기원하는 마을 제사이다. 우리나라에서 자연 마을이 생산 단위로서 전국적으로 형성된 때는 대개 조선 후기로 보는데, 이때는 유교적 이념이 민간의 무속적 관행으로 확산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동제의 형식과 내용에서 유교와 무속적 관행이 혼합되어 발견되는 것은 동제의 역사가 마을 형성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의 형식은 경기 북부권에서는 크게 다를 바 없다. 단지 용어나 절차 등 구체적인 내용에서는 약간씩 지역적 차이를 보일 뿐이다.

[동제의 진행]

동제는 형식상 유교식 동제와 무당의 당굿이 있는 동제로 나눌 수 있다. 도당제나 별신제는 후자에 해당하는 동제이다. 도당제는 도당할머니, 도당할아버지를 모시는 중부 지방의 마을굿으로, 매년 또는 격년으로 정초나 봄, 가을에 정기적으로 행해졌다. 동제를 지내는 시기는 주로 음력 정초와 10월인데, 경기 북부 지역 대부분의 산신제는 9월과 10월 사이에 지내고 있다.

동제는 몇 개의 마을이 공동으로 제의를 지내기도 하고, 그것이 나누어져 각각의 마을에서 개별적으로 지내는 경향도 보인다. 경기도 포천시 동교동 나뭇골 마을[목동(木洞)]과 이 마을 남쪽의 평촌 마을은 이전에는 소를 잡아서 함께 동제를 지내다가 10여 년 전부터 따로 지낸다. 동제를 함께 하는 마을은 처음에는 하나의 생활 권역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동제를 주관하는 것은 동제 비용을 마련하는 문제와 관련이 있다. 비용은 마을 주민들의 향약이나 계의 성격을 갖는 공동 조직을 통해서, 아니면 집집마다 추렴을 통해서 마련하였다. 제의의 주관은 그래서 마을 청년회나 노인회가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 제관은 일반적으로 주민 가운데 해산이나 초상이 없는 깨끗하고 덕 있는 사람이 된다.

[동제의 목적과 기능]

동제의 목적은 마을 주민의 안녕, 재해 환난의 극복, 풍년을 기원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목적은 마을의 축문에 잘 나타나 있는데, 축문의 내용은 거의 대동소이하다. 동제는 특정인의 운명이 아닌 마을 구성원 전체의 길흉화복과 관련이 있다고 여겼다. 그렇기 때문에 여자와 낯선 사람은 부정한 사람이라고 하여 동제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부정한 것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어 여자가 동제에 참가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물론 이것은 동제에 참가하는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 현실적인 문제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동제의 준비 과정에서도 제주의 경우 상주가 아닌 사람, 집안에 그해 불상사가 없는 사람, 집안에 임신한 사람이 없는 사람 등의 제한을 두었으며, 제주로 뽑힌 경우 동제 당일까지 부인과 방을 같이 쓰지 말고, 부정한 언행을 하지 말고, 상가에 가지 않는 등의 금기 사항을 엄격히 지켜야 했다.

포천의 동제는 다른 경기 북부 지역처럼 마을의 구성권 간 일체감을 일으켜 사회 성원으로서의 자기 확인과 자기 인식을 갖게 하고, 나아가 공동체 의식을 고양하는 사회 통합적인 기능을 담당하였다.

따라서 동제의 준비 과정을 통해 마을 구성원의 상부상조와 마을에 대한 소속감을 심어 주며, 정신적 유대를 강화한다. 또한 제의가 끝난 후에는 음복·동회(洞會) 등을 통해서 도덕의 전승, 마을의 중대사를 의논하여 결정하는 활동을 하였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자신들의 마을신에 의해서 보호를 받는 같은 마을 사람들이라는 유대감과 함께 같은 지역과 같은 계층 사람들이라는 공감대도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동제 관련 문서]

동제와 관련된 문서들은 축문, 소지문, 홀기, 물목기, 제관록 등이 있다. 축문은 동제 때 마을의 신에게 송축하고 기원할 내용을 담은 글이다. 소지문은 동제 제의 과정에서 소지를 태울 때 읽을 글을 적어 놓은 문서이다. 그리고 홀기는 동제의 진행 절차를 적은 문서로 동제에서 모시는 대상 신과 제례 성격을 알 수 있다. 물목기는 제수 품목과 지출 내용, 제비 추렴 내용과 명단 등 동제와 관련한 수입 지출 내역을 적은 문서이다. 제관록은 동제를 맡아 거행한 제관의 명단을 연대순으로 기록한 것이다.

[동제의 분포와 현황]

1. 소흘면의 경우

경기도 포천시 소흘면송우 5리의 산신제는 가을 추수 후 날짜를 정하며, 산제 터는 당목이 있는 곳에 제장을 마련한다고 한다. 제관은 간지에 맞추어 결정하고, 제의 비용은 20~30만 원 정도 소요되며 화주가 책임을 진다. 제수로는 술을 제조하고 돼지 한 마리와 과일을 쓴다. 이외에도 소흘면에서는 직동리 산신제, 이동교 3리 장승제, 이동교 3리 대동굿 등의 동제를 지내고 있다.

2. 화현면의 경우

경기도 포천시 화현면의 명덕 1, 3리 산신제는 3월과 9월에 날을 정하여 오후 4시에 거행한다. 제장은 산제 터로 이용하는 당목이 있다. 제의는 4명이 맡아 하는데, 축관 1명과 선화주 2명, 심부름하는 사람 1명이다. 제관은 일진과 생기복덕을 봐서 결정한다. 경비는 집집마다 1만 5천 원을 추렴하여 80만 원 정도가 소요된다. 제수는 술과 소머리, 떡, 밥으로 한다.

명덕 2리 산신제 는 음력 9월 3일 밤 10시에 시작하며, 제장은 바위 밑 터를 이용한다. 제의는 축관과 화주 2명이 주관하고, 마을 자금 10만 원과 일부의 기금으로 경비를 조달한다. 삼색실과, 떡, 식혜, 북어 등을 제수로 쓴다. 이곳에는 탑제도 있었다.

지현 2리 산신제 는 음력 9월 9일로 정해져 있으며, 제장은 산신각에서 제를 지낸다. 경비는 마을 공금에서 지출하며, 제수는 돼지를 사용한다. 지현 4리 산신제에서는 제장은 산지 터[소나무]이고, 경비는 공동으로 지출하며, 제수는 소머리를 쓴다고 한다. 이 밖에 지현 3리도 산신제를 지낸다고 한다.

3. 신북면의 경우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의 금동 1, 2리 산신제를 살펴보면, 제일은 비정기적이고 제장은 마을 앞산의 큰 소나무[예전에는 산지당이 있었다고 함]를 이용한다. 경비는 30만 원으로 5천 원에서 1만 원씩 주민이 추렴한다. 제수는 쇠고기[생육], 포, 과일, 떡, 막걸리를 쓴다. 끝나고 마을 주민이 모여 음복을 행한다고 한다.

덕둔 2리 탑제는 마을제로 행하는데, 탑제의 제일은 비정기적이며 마을에 있는 세 개의 탑에서 치렀다고 한다. 경비는 주민들이 갹출했으며 제수로는 돼지머리와 과일, 막걸리를 썼다.

이 밖에도 신평 1리 마을제는 음력 9월 1일 돼지를 제수로 치러졌고, 만세교 1리 산신제는 주민 일부의 반대가 있어 폐지되었다고 한다.

4. 내촌면의 경우

경기도 포천시 내촌면진목 2리 산신제는 음력 10월 1일 오후 5~6시에 실시하고 있으며, 화주와 제관은 부정이 없는 사람으로 선정한다. 비용은 마을 자금을 이용하며, 제수로는 화주가 담은 조라술과 수퇘지 1마리, 떡, 과일 등을 준비한다.

진목 4리 산신제는 축관, 제관, 화주 각 1명으로 부정 없는 사람을 선정하며, 음력 10월 1일 낮 10시에 당산나무에서 지낸다. 비용은 마을 자금[5만 원]을 사용하며, 제수로는 돼지머리, 적, 약주를 사용한다.

마명 1리 산신제는 음력 2월 1일 자정 전후에 산제 터에서 지내며, 주민들이 쌀 1공기씩 추렴하여 비용을 마련한다. 제수로는 육식과 막걸리는 놓지 않고 과일, 북어, 단술[화주], 떡을 진설한다.

신팔 2리 산신제는 음력 8월 1일 밤 8시에 당목에서 행한다고 한다. 축관, 제관, 화주 등은 순번을 정해서 맡지만 순번이 되어도 부정 있는 자는 제외된다. 부락 자금에서 20만 원 정도가 소요되며, 제수로는 소머리, 북어, 떡, 술과 과일 등을 사용한다.

이외에도 내촌면내 3리, 진목 1리, 마명 1리, 마명 2리, 음현 1, 4리, 소학 1, 2, 3리 등지에서 산신제가 행해졌다.

5. 기타

가산면정교 1리 산신제는 음력 8월 그믐에서 9월 초[2~3일간] 사이에 행한다고 한다. 그 외에 금현 1리와 3리에서도 산신제를 지낸다. 감암 1리와 2리에서는 대동굿과 도당굿이 있었으나 각각 30년 전쯤 소멸했다고 한다.

군내면용정 1리, 하성북 3리, 구읍 1리 등에서는 산신제를 치르고 있고, 명산리에서는 산치성을 행하고 있다.

관인면냉정리 고개에는 성황당이 있었으나 새마을 운동 때문에 사라졌다고 한다. 냉정 1, 2리, 중 1리, 사정리 등에서는 지금도 산신제를 지낸다고 한다.

창수면에서는 창수 초등학교 앞 느티나무를 당목이라고 부르고 있어 과거 창수면 마을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영북면의 운천 1, 2, 3, 6, 8리에서는 연합으로 산신제를 지내고, 소회산리, 대회산리에서도 큰 소나무 아래서 산신제를 지냈다고 한다.

영중면거사리에는 탑제가 있어 아직도 존속되고 있다.

이외에도 포천 시내의 신읍 4동 산신제[음력 2월 1일에서 5일], 선단 5동 산신제[비정기적으로 우환 있을 시], 동교동 산치성[음력 7월]이 행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포천 지역의 동제들이 많이 없어졌지만, 아직도 토박이들이 많이 있는 마을에서는 동제를 지내고 있다. 그리고 경기도에서도 지역 문화 차원에서 동제를 오늘날 다시 부활시키는 경우도 있다. 과거에 동제는 마을 사람들의 통합을 이끄는 중요한 마을의 사회적 행사였다. 오늘날 다시 부활하는 동제는 과거의 사회적 맥락과는 다르지만 지역의 문화 축제로서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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