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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신앙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001770
한자 -信仰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기도 포천시
집필자 김진호

[정의]

경기도 포천지역의 각 마을에서 행해지는 공동체 신앙.

[개설]

마을 신앙은 한 마을을 단위로 마을 구성원들끼리 자발적으로 재앙을 멀리하고, 마을의 화합과 번창을 신에게 기원하기 위하여 매년 한 두 차례씩 정기적으로 거행하는 신앙 행위이다. 마을 신앙의 본질은 공동의 생활 공간을 정기적으로 신성하게 하기 위한 세시 의례(歲時儀禮)의 하나로 보인다. 이때 풍물이나 집단 놀이가 벌어져 마을 구성원끼리의 대동성과 협동성, 지연 공동체를 강조하기도 한다. 이러한 마을 공동 제의를 동신 신앙(洞神信仰), 동신제, 동제, 마을 공동체 신앙이라고도 한다. 지역에 따라 그 마을에 모신 신의 성격을 대표로 삼아 산신제, 서낭제, 도당제, 당산제, 장승제, 용신제, 풍어제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제의 형태는 마을에서 선출한 제관들이 당주가 되어 유교식 제사 형식으로 조용히 지내는 제의가 있고, 보다 규모가 큰 제의는 여기에 무당을 청해 굿을 하기도 한다.

[경기도의 마을 신앙]

1967년 문화재 관리국에서 전국적으로 조사한 ‘전국 부락 제당’ 질문지 조사의 결과에 의하면 경기도 내에는 총 454 군데에 마을 제당이 있다. 이 가운데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마을 제당의 명칭은 ‘산제당’으로 29%에 달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산신당, 당, 도당, 서낭당이 10% 전후로 나타나고 있다. 산신당과 산제당의 성격이 같은 것을 고려했을 때, 그 비율은 52%에 이르고 있어 경기도의 마을 신앙은 산신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하겠다. 그밖에 단순히 ‘당’이라고 나와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도당이 10%, 서낭당이 9%로 나타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산신 신앙(山神信仰)은 내륙 지방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고, 도당 신앙(都堂信仰)은 서울의 서북쪽이나 해안 지방에서 주로 나타나고 있으며, 서낭당 신앙은 내륙 지방과 해안 지방에서 같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에 산신 신앙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지역에서는 도당 신앙이나 서낭당 신앙이 거의 나타나지 않거나 상당히 약한 것으로 보아 도당 신앙이나 서낭당 신앙은 주로 해안 지방에서 나타나는 신앙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내륙 지방과 해안 지방을 함께 갖고 있는 경기도의 마을 신앙은 산신 신앙과 함께 도당 신앙 및 서낭당 신앙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시기적으로 경기도에서는 제의가 일반적으로 10월에 집중되는 특징이 있다. 10월에 제를 지내는 경우가 경기도 전 지역에 골고루 분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확 의례적인 속성이 강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지역적으로는 광주시 이남에서는 정월 초에서 보름 사이에, 가평군·포천시·연천군 등지에서는 9월에 집중된다. 이러한 차이는 평야 지역과 산간 지역이라는 생활 공간의 차이에 근거한다. 제의 방식은 대개가 유교식 제의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유교식 제의 방식은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를 거치면서 정착된 것으로 보이며, 무당이 마을 의례에 참여하는 곳은 전체의 1/9 정도이다.

[경기 북부 지역의 마을 신앙]

경기 북부 지방에서 전승되는 마을 신앙은 신앙적 속성과 제의 시기가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 준다. 이것은 이 지역에 영향을 끼쳐 온 신앙적인 전통과 무관하지 않다. 산신 신앙의 흔적은 분명히 수렵 문화적 속성을 반영한 결과이며, 가을 제의 역시 농경 문화적인 특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 이들 지역의 신앙적인 근간은 농경 문화에 있다. 풍요로운 수확과 마을의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것이 마을 신앙이 존재하는 이유이다.

논농사권에서는 마을 제의가 주로 정초에서 정월 보름에 집중되고 있는데, 경기 북부 지역에서는 가을 제의로서 9월과 10월에 몰려 있다. 삼국 시대의 국가적인 제의 특징을 살펴보면 신라에서는 10월 제의가 없는 대신에 고구려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제의 일시 만을 갖고 본다면 10월 제의는 고구려의 신앙적 전통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북방식 제의’ 혹은 ‘고구려식 제의’라고 부를 만하다.

지금까지 마을 신앙이 행해지는 제의 일시에 대한 논의로서 중심은 정월 보름이었다. 이것은 쌀농사권으로서의 농경 문화가 완전히 정착된 이후로 광범위하게 유포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삼한 시대의 문헌 기록을 근거로 할 경우 정월 보름은 의미 부여가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쌀농사가 전국적으로 유포되면서, 특히 신라 문화권에서 활발한 전승이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가을에 행해졌던 민간 신앙은 안택과 고사 등의 개인 신앙 중심으로서 수확 의례적 속성으로 이해되어 왔다. 그러나 마을 신앙과 같은 집단 신앙이 행해졌을 경우에도 과연 수확 의례로만 해석되는 것이 온당할 것인가 의문이다. 오히려 그런 특징보다는 수확 의례적 속성을 띠고 있던 고구려 등 북부 지역의 수렵 의례로서 해석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것으로 보이는 이유도 이런 측면 때문이다. 또한 고구려와 고려의 신앙적 전통이 산신제 중심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가을 제의는 고구려 등 북부 지역의 전통을 계승한 북부식 마을 신앙적 특징을, 정월 제의는 신라를 중심으로 한 남부 지역에서 전승된 논농사 중심의 농경 문화적 특징을 담고 있다고 하겠다.

[포천의 마을 신앙]

포천의 마을 신앙은 다양한 마을의 수호신과 그 신에 제사하는 다양한 마을제로 구성되어 있다. 어느 마을이든지 각 마을에는 잡귀와 해악을 물리치기 위해 신앙 대상이 되는 마을 지킴이가 있다. 장승, 솟대, 누석단, 당산나무, 신당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신앙 대상에 대해 마을의 풍요와 안녕을 지키기 위해 마을 사람들은 마을제를 지내게 된다.

마을제에는 장승제, 탑제 등과 같은 마을 축제형인 거리제가 있기도 하고 산신제, 당제, 서낭제 등과 같은 마을 수호신에 마을의 풍요와 안녕을 위해 치성을 드리는 정숙형인 당제가 있다. 거리제는 축제형이라서 마을 수호신과 엄격한 거리를 두지 않고 있으나, 당제는 엄격한 정화 과정을 거치고 신에 대해 엄격한 거리를 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포천의 경우에는 퇴화 과정을 겪고 있지만 축제형이라기 보다는 엄격형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거리제와 당제를 함께 지내기 때문에 혼합된 형태를 취하는 수가 많다. 마을제는 지역마다 마을제의 명칭이나 형태에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마을제를 보면 산신제, 당제, 탑제, 장승제, 기우제 등이다.

경기도에서는 70년대에 이미 자연 마을의 1/3 정도만이 마을제를 지내고 있고, 점차 소멸해 가는 과정이라고 보도된 바가 있다. 그러나 지역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고 기독교 세력이 미약한 자연 촌락에서는 아직도 마을제가 남아 있다. 포천 지역에서는 해방 전만 하더라도 마을제는 대체로 다 지내 온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에는 산악 지역이 많아서 그런지 마을제 중 산신제, 산제, 산치성 등이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고 그 외에도 동제, 당제, 도당굿이나 대동굿, 탑제, 장승제 등 다양한 형태의 마을제가 보인다. 마을제를 지내는 시기는 매년 대체로 수확이 끝난 시기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포천 지역의 산신제의 신격은 주로 호신이나 그렇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는 삼신할머니가 등장되기도 한다.

1996년 포천 군지 편찬 위원회의 조사에서는 산신제만 주로 많이 남아 있을 뿐 도당굿, 대동굿과 같은 당제를 지금도 제대로 지내고 있는 마을은 발견할 수 없었다. 제보에 의하면 산제는 반촌의 경우 음식을 베풀고 제사를 따로 지내나 지금은 거의 없어졌지만 최근에 젊은 층들이 다시 지내려는 움직임이 더러 있다고 한다.

그러한 사례로 ‘이동교 3리 대동굿’과 ‘일동면 지서 앞 마을굿’을 들 수 있다. 이동교 3리에서는 과거 해마다 대동굿이 있었으나 한동안 단절되었다가 1995년에 다시 시작하였다고 한다. 그렇지만 현재 산신제는 노인들이 중심이 되어 약식으로 지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일동면의 지서 앞에 당목이 있었는데 7~8년 전에 길을 넓히느라 베고 난 후 젊은 사람들이 죽는 등 마을의 우환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4~5년 전에 마을 청년회에서 마을굿을 행했다고 한다.

관인면의 경우에는 중 1리 산신제를 지내는 제당이 남아 있으나 겨울[정월]에 노인들이 중심이 되어 형식적으로 치르고 있다고 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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