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5016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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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鄕土飮食 |
영어음역 | hyangto eumsik |
영어의미역 | local cuisine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남도 진도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정옥 |
[정의]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를 이용하여 지역 특유의 조리법으로 만든 음식.
[개설]
향토음식은 넓은 의미로는 다른 지방에서 생산된 식재료를 이용하여 그 지방만의 조리법으로 만든 음식, 또는 널리 알려진 음식이나 그 지역만의 특유의 조리법을 가지고 있는 음식도 포함할 수 있다. 과거에는 우리나라 각 지역의 지리적, 기후적 특성에 따라 생산되는 농수산물이 뚜렷하게 구분되었으며, 이의 유통도 쉽게 이루어지지 않아 각 지역마다 특유의 향토음식이 있었다. 그러나 근래에 농수산물의 생산 기술과 유통의 발달로 종류가 다양해지고 그 공급이 원활해지고, 다른 지역의 조리법이 빠른 속도로 유입되면서 각 지역의 향토음식 특색이 많이 희석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섬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진도군은 이러한 변화의 속도가 느린 편이며 아직은 지역만의 독특한 향토음식을 유지해오고 있다. 진도군은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큰 섬으로 평야지역과 해안지역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농업과 수산업을 주산업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 진도군은 구기자, 흑미, 김, 간재미, 굴, 전복, 뜸부기, 꽃게 등이 주요 특산물이다. 진도군의 향토음식은 이러한 특산물을 이용한 것들이 주를 이루며 주요 식재료의 종류에 따라 농산물을 주재료로 하는 것과 수산물을 주재료로 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현황]
진도군의 향토음식 중 농산물을 주재료로 하는 것과 그 특징은 다음과 같다. 진도군은 높지 않은 산으로 이루어진 산지 사이로 흐르는 하천 주변에 발달한 평야지대와 간척사업으로 얻어진 농지를 중심으로 농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주요 농산물은 쌀이며, 이 외에도 흑미, 구기자, 울금, 겨울배추, 무, 대파, 봄동 등의 농산물이 진도군의 특산물로 현재 재배·생산되고 있다.
이러한 농산물을 이용한 진도군의 향토음식은 구기자인절미, 구기자유과, 구기자차, 구기자식혜, 구기자고추장, 구기자된장, 구기자나물, 구기자죽, 흑미인절미, 흑미유과, 흑미강정, 흑미누룽지, 홍주, 구기자막걸리, 울금막걸리, 박문주 등이다.
1. 구기자
진도군은 충남 청양군과 함께 구기자의 주요 생산지이다. 다른 지역의 구기자에 비하여 진도군의 것은 열매가 크고 씨가 작으며 즙이 많을 뿐 아니라 약효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기자의 생산량이 많은 진도에서는 구기자인절미, 구기자유과, 구기자나물, 구기자죽, 구기자차, 구기자식혜, 구기자고추장, 구기자된장 등 구기자를 이용한 향토음식의 종류가 많다. 구기자는 한방과 민간요법에서 만성간염, 간경변증, 강장제, 해열제, 보간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구기자에 대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구기자가 항혈당작용, 비특이성면역증강 작용, 조혈작용, 항지방간작용, 항암작용, 혈압강하작용 등의 건강기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민간요법으로 전해져오던 효능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해주고 있다. 구기자인절미 등 구기자를 첨가한 진도군의 향토음식도 이러한 효능이 강화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음은 구기자를 이용한 진도군 향토음식의 종류와 만드는 법이다.
구기자인절미는 물에 불린 찹쌀과 구기자를 함께 빻아 가루로 만들어 시루에 찐 후 절구에 넣고 치대어 적당한 크기로 자른 다음 콩고물이나 거피팥고물 등을 묻혀 만든다.
구기자유과는 흑미나 찹쌀 가루에 구기자가루를 넣고 쪄서 잘 치댄 다음 적당한 크기로 썰어 얇게 만들어 잘 말린다. 이것을 기름에서 튀겨낸 다음 조청에 적셨다가 쌀튀밥 가루 등을 묻혀낸다.
구기자 누룽지는 구기자를 삶은 물로 밥을 지은 다음 적당량을 팬에 넣고 동그랗게 만든 다음 눌러 노릇노릇하게 구워 만든다.
구기자식혜는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에 맑게 거른 엿기름물과 구기자를 갈아 체에 내린 구기자 즙을 섞어 55-65℃에서 4-5시간 정도 당화시킨다. 밥알이 떠오르면 건져 씻어 물기를 빼서 따로 보관하고 나머지 식혜물은 생강을 넣고 끓여 식힌다. 식혜물에 씻어둔 밥알과 잣 등을 띄워 낸다.
구기자잎 나물은 구기자나무에서 새 순이 나올 때 이것을 따서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된장으로 무친 것이다. 진도군에서는 구기자 열매 뿐 아니라 구기자 잎, 줄기, 뿌리 등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이용하는데, 구기자잎 나물이 그 하나의 예이다. 구기자잎 나물은 구기자를 많이 재배하는 진도군에서만 맛볼 수 있는 진도지역만의 독특한 향토음식이다.
구기자죽의 경우 구기자와 쌀가루로 끓인 죽으로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구기자에 물을 붓고 뭉근하게 끓여 체에 걸러 끓인다. 여기에 쌀가루를 풀어 끓이면서 적당한 농도로 만든 다음에 찹쌀가루로 만든 새알을 넣고 떠오를 때까지 끓이다가 소금으로 간을 한다. 구기자를 너무 많이 넣으면 쓴맛이 강해지므로 적절하게 조절해아 한다.
구기자차는 가을에 딴 구기자 열매를 그늘에서 잘 말려 깨끗이 손질한 다음 살짝 볶는다. 적당량의 물에 손질한 구기자, 대추, 생강, 감초 등을 넣고 2시간 정도 끓인 다음 대추채나 잣 등을 띄워낸다.
구기자고추장은 찹쌀가루를 익반죽하여 만든 반대기를 끓는 간장 물에서 익힌 다음, 여기에 고춧가루, 구기자가루, 엿기름 식힌 물 등의 재료를 넣고 잘 버무려서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숙성시킨다.
이상의 음식은 진도군의 특산물인 구기자를 이용하여 진도군에서 개발한 향토음식으로 일부는 현재 상품화되어 있다. 진도군에서는 구기자를 이용한 향토음식을 더욱 다양한 형태로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2. 흑미
흑미는 중국 남부의 야생종으로 2000여 년 전에 재배한 기록이 있으며, 중국에서는 1980년대부터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하여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무렵 진도 등지에서 중국에 다녀 온 독농가가 재배를 시작한 것이 그 기원이라고 한다. 근래에는 항암기능, 항산화기능, 면역기능 강화, 노화방지, 질병예방 등 흑미의 건강 기능성이 과학적으로 밝혀지기 시작하면서 이를 이용한 식품 개발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흑미의 재배지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나, 여전히 우리나라의 흑미 주산지인 진도군에서 전라남도 총 생산면적의 약 75%를 차지하고 있다. 흑미의 생산량이 많은 진도에서는 최근에 찹쌀인 흑미를 이용하여 흑미인절미, 흑미유과, 흑미강정, 흑미누룽지 등을 향토음식으로 개발하였으며, 각각 음식을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흑미인절미는 찹쌀인 흑미를 가루로 만들어 쪄서 절구에 잘 치댄 다음 적당한 크기로 썰어 여러 가지 고물을 묻혀 낸 것이다. 흑미를 충분히 물에 불린 다음 쪄서 절구에 치대어 만들기도 하며, 흑미의 검은색과 조화를 이루게 하기 위하여 흰색의 분말 야자가루를 묻히기도 한다.
흑미유과는 흑미를 충분히 물에 불려 가루로 빻아 찐 다음, 꽈리가 일도록 절구에서 잘 치댄다. 이것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얇게 펴서 잘 말린 다음 기름에 튀겨내어 조청이나 꿀에 담갔다가 쌀 튀밥 가루를 묻혀낸다. 흑미가루를 찔 때 구기자 가루를 넣기도 하고, 콩물로 반죽을 하기도 한다.
흑미강정은 흑미유과와 같은 방법으로 만드는데, 흑미유과는 떡을 정사각형으로 만들어서 말리지만, 흑미유과는 이보다 더 작은 직사각형으로 만들어서 튀겨낸다는 점이 다르다.
흑미누룽지는 흑미와 멥쌀을 섞어 밥을 지은 다음 적당량씩 팬에서 눌러 동그랗게 만든 다음 노릇노릇하게 구워낸 것이다. 흑미가 찹쌀이기 때문에 멥쌀과 섞어 만들며, 밥이 지어질 때 수용성인 흑미의 안토시안계 색소가 멥쌀에 물들어 흑미누룽지의 독특한 색을 띠게 된다.
이 외에도 진도군에서는 흑미와 여러 가지 견과류 등을 넣어 지은 흑미영양밥 등, 흑미를 이용한 향토음식이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었다.
3. 술
진도군은 다른 지역과는 달리 향토음식 중 술의 종류가 많은데, 홍주, 구기자술, 구기자막걸리, 울금막걸리, 박문주 등이 그것이다. 술은 그 제조방법에 따라 곡류나 과일을 발효시켜 만든 발효주, 발효주를 증류시켜 만든 증류주, 증류주에 약초나 식물의 열매 등을 넣어 숙성시킨 리큐르로 구분할 수 있는데, 울금막걸리, 구기자막걸리, 박문주는 발효주, 홍주는 증류주, 구기자술은 리큐류에 해당한다.
진도홍주는 자홍색을 띤 전통 증류주로 지초(Lithospermum erythrohizon)의 뿌리인 지초층을 통과하여 만들어진다고 해서 지초주(芝草酒)라고도 한다. 증류주인 홍주는 고려시대부터 전해지는 술로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다. 조선 9대 성종 때 윤비(尹妃)를 폐출하였다. 어전 회의가 있었던 날, 허종(許琮)의 부인이 남편에게 독한 홍주를 권해 취하게 하였고, 이로 인해 출사(出仕)가 사직교에서 낙마하여 입궐하지 못하였다. 그 후 윤비의 소생 연산군의 보복으로 윤비 폐출에 가담한 신하들을 죽이는 갑자사화가 일어났는데 허종만은 죄를 면하였다는 일화가 있다. 그 후 5대손 허대(許垈)[1586~1662]는 진도 표목동(지금의 고군면)에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고소리(소주 고리)를 가지고 내려와 허씨 집안에서부터 진도홍주를 빚어 내려왔다고 한다.
1994년에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 26호로 지정된 진도홍주는 특유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으며 주정분이 40~47%이기 때문에 독주에 속한다. 진도홍주를 제조할 때는 먼저 원료인 백미를 수세한 후 쪄서 만든 고두밥, 분쇄한 누룩가루와 물을 옹기에 담아 15~20일간 발효시킨다. 숙성된 술덧은 옹기로 만든 고조리라는 단식증류장치를 사용하여 증류하는데 이 때 지초층을 통과시키면 자홍 또는 홍색으로 착색되어 홍주가 된다. 지초는 진도의 일반 가정에서 상비해 두었다가 체했을 때 먹거나, 피부질환이 생겼을 때 환부에 발라 치료하는 약초로 쓰기도 한다. 그러므로 진도홍주는 만드는 과정 중 지초에 함유된 약 성분이 술에 은근하게 녹아들게 되는 것이다. 술을 내린 다음 보관은 주로 병에 넣어서 하는데 오래되면 색은 변하지만 향은 더 깊어져 술맛이 더 난다고 한다. 홍주는 생산된 시기에 따라 맛에 차이가 나 음력 3월~4월, 8월~9월에 생산된 것이 가장 맛있다. 현재 진도군에서는 약 20여 명이 집에서 홍주를 만들고 있으며 이를 진도의 특산품으로 알리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
구기자술은 구기자를 소주와 같은 증류주에 담가 만드는 리큐르의 일종으로 구기자의 색소성분과 향기성분 등 약리효과를 내는 여러 성분이 술에 용출되어 붉은 색을 띠며 독특한 향을 가지고 있다.
박문주는 먼저 찹쌀 한 되를 시루에 쪄서 식혀 누룩가루와 혼합한 뒤 항아리에 차곡차곡 재어 밀봉한다. 따뜻한 아랫목에서 7일간 저장해 두면 밑술이 된다. 나머지 아홉 되의 찹쌀을 시루에 쪄서 식힌 다음 밑술을 붓고 잘 치댄 후 용수를 박아 항아리에 재어 둔다. 용수는 밑술로 쳐낸 찹쌀의 찰기로 인해 달라붙는 현상을 막기 위해 한 시간 정도 미리 찬물에 담가서 사용하고 독에 잴 때는 용수 주위를 빙 둘러 무너지지 않게 정성껏 재어 놓는다. 보름 정도 지나면 빛깔이 고운 박문주가 완성된다. 박문주는 찹쌀로 만든 탁주의 일종으로 재료는 여느 전통 곡주 형태처럼 간단하다. 그러나 참나무통에서 3개월 띄운 누룩을 사용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잘 제조된 술은 색깔이 찬연한 박문주가 된다.
울금으로 노란빛을 내게 만든 울금막걸리는 쌀을 쪄서 지에밥을 만든 다음 여기에 울금과 누룩을 넣고 잘 버무려 일정한 온도에서 발효시킨다. 발효된 술은 청주를 떠내지 않고 그대로 걸러낸다. 술이 만들어지는 원리는 발효 과정 중 쌀의 주성분인 전분이 누룩에 들어 있는 아밀라아제 등의 효소에 의하여 당으로 분해된 다음 알콜발효 미생물에 의하여 다시 알콜로 변화되기 때문이다. 울금막걸리는 발효과정 중 울금의 색소와 향미성분이 용출되어 특유의 노란색과 맛을 가지게 된다. 울금은 오랫동안 한약재, 향신료 및 식용으로 널리 이용되어 왔으며, 항암효과, 항산화활성, 항균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최근 연구결과 밝혀졌다. 울금을 첨가한 울금막걸리도 일반막걸리에 비하여 이러한 효능이 뛰어날 것으로 생각된다. 진도군에서는 2000년대 초부터 울금을 재배하기 시작하였으며, 현재는 주요 특산물의 하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따뜻한 해양성 기후에 속하는 진도군은 열대 아시아가 원산지인 울금의 생산에 적합한 지리적, 기후적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는 진도군이 우리나라의 울금 주산지이다. 진도군에서는 울금막걸리를 비롯한 울금차, 울금가루, 등 울금을 이용한 상품을 개발하여 이를 알리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구기자막걸리의 재료는 구기자, 누룩, 쌀, 물 등이며,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쌀을 쪄서 지에밥을 만들고 구기자를 삶아 찧어 즙을 분리한다. 구기자즙에 누룩과 쌀을 버무려 일정한 온도에서 발효시킨 다음 청주를 떠내지 않고 그대로 걸러 낸다. 일반적으로 막걸리는 주정도가 6-8%이고 각종 아미노산, 유기산, 비타민 등이 있으며, 발효과정 중 ester, aldehyde 등의 향미성분이 형성되어 특유의 맛과 향을 가지게 된다. 구기자막걸리의 붉은색은 구기자의 색소인 카로티노이드계 색소 때문이다.
최근 건강기능성 식품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2000년대 초부터 전국적으로 다양한 막걸리의 개발과 상품화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구기자막걸리와 울금막걸리도 이 중 하나로 진도의 특산물인 구기자와 울금을 이용한 진도만의 독특한 막걸리이다. 또 다른 지역과는 달리 진도군의 경우에는 발효주, 증류주, 리큐르 등 여러 가지 술이 향토음식으로 이용되고 있었으며, 이러한 현상은 진도군의 농업이 쌀 생산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수산물을 이용한 향토음식]
수산물을 이용한 진도군의 향토음식은 간재미회, 엉터리회, 전복회, 생선회, 우무묵, 우뭇가사리된장국, 톳나물, 뜸부기국, 매생이국, 파래김치, 석화구이, 멸장, 꽃게장 등이다.
진도군은 본섬 주변에 많은 섬을 가지고 있으며, 해안선은 약 700㎞ 길이의 리아스식 해안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우리나라 서남쪽에 위치하고 있어 수온이 따뜻한 편인 진도군은 패류와 해조류의 서식에 적합한 지리적, 기후적 특성을 갖추고 있어 톳, 김, 다시마, 모자반, 뜸부기, 미역, 굴, 전복 등의 양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처럼 여러 가지 수산물을 쉽게 얻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 진도군은 이를 이용한 향토음식이 발달하였다. 다음은 수산물을 주재료로 한 진도군의 향토음식의 종류와 만드는 법이다.
1. 간재미회
간재미회는 간재미를 얇게 저며 막걸리나 식초로 씻은 다음 여러 가지 야채와 함께 초고추장 양념에 버무린 것이다. 간재미를 막걸리나 식초로 씻는 이유는 살이 쫄깃쫄깃한 맛이 나게 하기 위해서이다. 이는 막걸리의 알코올과 유기산이 간재미의 단백질 일부를 응고시키기 때문인데 유기산인 초산을 함유하고 있는 식초를 써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간재미회를 막걸리를 곁들여 먹지만 진도군에서는 홍주와 함께 먹어야 그 별미를 알 수 있다. 간재미는 진도군을 비롯한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주로 잡히는데 진도읍 청룡리 서촌의 것이 가장 유명하다. 간재미 요리는 사시사철 맛볼 수 있지만 간재미의 산란기인 겨울철에 맛이 가장 좋다. 진도군에서는 간재미회 외에도 간재미를 잘 말려 구이나 찜으로 요리하기도 한다.
2. 엉터리회
엉터리회의 재료는 동치미와 흰살 생선으로 만드는 물회로 진도군에서만 맛볼 수 있는 향토음식으로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잘 익은 동치미 무를 나박나박하게 썰어 그 국물과 함께 준비하고, 흰 살 생선을 얇게 저며 회를 뜬 다음 이 둘을 섞어 내는 것이다. 잘 익은 동치미 국물에는 숙성 중에 생성된 유기산이 함유되어 있어 이 유기산이 생선회의 단백질 일부를 변성시켜 쫄깃쫄깃한 질감, 즉 씹는 맛을 좋게 해 주며, 유기산이 내는 독특한 신맛이 엉터리회의 산뜻한 맛을 더해주게 되는 것이다. 엉터리회는 물회의 일종이나 다른 지역의 경우에는 국물에 고춧가루가 들어가지만 진도군의 엉터리회는 맑은 동치미 국물을 이용한다는 점이 진도지역만의 독특한 점이다.
진도군은 바다와 접하고 있어 신선한 생선을 쉽게 얻을 수 있는 지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간재미회와 엉터리회 외에도 흔히 진도지역에서 볼 수 있는 생선을 이용한 생선회와 진도군의 특산물인 신선한 전복으로 만든 전복회 등도 진도지역의 향토음식으로 들 수 있다.
3. 우무묵
우무묵은 우무라고도 하는데 해조류인 우뭇가사리를 끓여서 식힌 다음 일정한 틀에 부어 굳힌 묵의 일종이다. 진도군에서는 우무묵을 잘게 채 썰어 콩국이나 양념한 냉국에 말아서 먹는데 주로 여름철에 즐겨 먹는다. 우무묵의 주요성분인 아가로오스(agarose)와 아가로펙틴(agaropectin)은 다당류의 일종이며, 인간의 소화효소에 의한 분해가 되지 않으므로 체내에서 소화·흡수가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우무묵은 저에너지 식품 또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효과가 있으며, 변비를 예방해주는 역할도 한다.
우무묵 외에도 우뭇가사리를 이용한 향토음식으로 우뭇가사리 된장국이 있다. 된장을 푼 국물에 깨끗이 손질한 우뭇가사리를 넣고 끓이다가 어슷하게 썬 진도 대파를 넣고 한소끔 끓여낸다. 우뭇가사리 된장국은 주로 겨울철에 즐겨 먹는다.
4. 뜸부기 나물
뜸부기 나물은 해조류의 일종인 뜸부기를 주재료로 하는 진도군의 향토음식으로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뜸부기를 깨끗하게 손질한 다음 쌀뜨물이나 물에 넣고 끓이다가 거의 익으면 다진 파, 마늘 등의 양념을 넣고 청장이나 소금으로 간을 한 다음 한소끔 끓여낸다. 뜸부기는 고분자 다당체, 필수 아미노산, 여러 가지 무기질 등의 생리활성 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항산화 작용 등의 약리효과가 있는 것으로 연구 보고되어 있다. 진도군에서는 뜸부기 나물을 제사상이나 명절 차례상에 올리기도 한다.
5. 톳나물
톳나물은 1980년대 초부터 톳 양식을 시작한 진도군의 향토음식이다. 깨끗하게 손질한 톳에 쌀뜨물을 붓고 자작하게 끓이다가 다진 파, 마늘을 넣고 끓인다. 톳이 다 익으면 청장이나 소금으로 간을 맞춘 다음 한소끔 더 끓여낸다.
6. 매생이국
매생이국 재료는 매생이, 굴, 참기름, 국간장, 소금 적당량이며, 매생이국을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매생이는 고운체에 받쳐 씻어 놓는다. 굴은 해감을 시킨 다음 참기름으로 볶는다. 매생이에 굴을 넣고 물을 자작자작하게 부어 끓인 다음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한다. 매생이국은 주로 뜨거운 상태로 먹으나 차게 식혀 먹기도 한다. 매생이는 파래와 비슷하나 발이 가늘고 부드러운 해조류로, 외해에 면한 간조선 부근의 바위에 붙어사는 홍조류로 몸은 연하고 끈끈하며 원기둥 모양이다. 매생이는 주로 식용으로 하는데 단백질이 24%로 매우 많고 지방 0.5%, 당질 35%, 섬유소 1.5%, 무기질 23%이며, 칼슘과 철분의 함량이 높다.
7. 파래김치
파래김치를 담는 법은 다음과 같다. 파래를 찬물에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다음 적당한 크기로 썬다. 무는 곱게 채 썰어 소금으로 살짝 간을 한 다음에 고춧가루로 버무린다. 준비한 파래, 무, 고춧가루, 간장, 깨소금 등을 넣고 잘 버무린다. 파래김치는 무채와 함께 담기도 하며, 너무 국물이 없으면 맛이 덜하므로 국물이 자작자작하게 버무리는 것이 맛이 좋다. 파래는 향기가 많고 맛이 독특하여 주로 우리나라와 일본 등에서 겨울철에 즐겨 먹는다. 주요 성분으로는 메티오닌, 리신 등의 아미노산의 함량이 낮아 영양가는 높지 않으나 단백질이 20-30%, 무기염류가 10-15%, 이외에도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다. 특히 칼슘이 풍부해서 뼈나 치아의 건강에 좋을 뿐만 아니라, 출혈이 있을 때 응혈작용과 흥분된 신경의 억제작용, 근육의 수축작용에 이르기까지 효능이 다양하다. 겨울에 먹을 수 있는 해산물로 만든 김치로 맛이 독특하다.
8. 석화구이
석화구이는 팬에 굵은 소금을 깔고 그 위에 신선한 석화를 올려 익히거나 불위에 석쇠 따위를 얹은 다음 그 위에 석화를 올려 구워 먹는 진도군의 향토음식이다. 수분함량이 많은 석화는 불에 살짝 익혀 먹는 것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다. 석화는 바닷가 바위에 붙어살기 때문에 그 모양이 바위위에 핀 꽃과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굴이라고도 한다. 석화의 일반성분은 단백질 약 7.6%, 당질 약 4.0% 를 함유하고 있으며 필수아미노산인 라이신과 히스티딘의 함량이 높고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하여 영양적으로도 우수하다. 현재 진도군에서는 금갑리, 죽림리, 송정리 등 의신면을 중심으로 석화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곳의 신선한 석화를 이용한 석화구이가 유명하다.
9. 멸장
멸장은 멸치젓을 끓여 맑게 걸러 간장처럼 만든 것으로 멸치의 어획과 소금의 생산이 이루어지는 진도군의 향토음식이다. 일반적으로 콩을 재배할 만큼 농지의 여유가 없는 도서지역의 경우, 콩으로 만드는 된장과 간장을 만들 수 없으므로 대신 흔히 얻을 수 있는 소금과 생선으로 만든 젓갈로 멸장을 만들어 간장의 대용품으로 쓴다. 멸장은 멸치액젓 또는 어장(魚醬)이라고도 한다. 도서지역에 해당하는 진도군에서도 멸장은 향토음식의 하나이다.
10. 꽃게장
꽃게장은 꽃게를 간장에 재워 숙성시킨 것 또는 꽃게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고춧가루, 간장, 다진 파, 마늘 등의 양념을 넣어 무친 것이다. 꽂게장을 만들 때는 먼저 꽃게는 살아있는 것으로 준비해 솔로 문질러 깨끗이 손질한다. 등딱지를 벌려 모래집을 뜯어내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다리의 끝 마디는 잘라낸다. 몸통을 반으로 가르고 발은 붙인 채로 토막을 내어 간장을 부은 다음 가끔 뒤적이면서 한 시간 정도 절인다. 고추는 씨를 빼고 어슷하고 채 썰고 실파는 다듬어 4㎝ 길이로 썬다. 게에 간이 베이면 간장을 다른 그릇에 쏟고 고춧가루, 다진 파, 마늘 등의 재료를 모두 혼합하여 무친 후 바로 먹거나 하루쯤 두어 먹는다. 꽃게의 일반성분은 단백질 함량 13.7%, 지방 0.8%, 당질 2.0%이며, 무기질 중에는 칼슘과 인의 함량이 높다. 또한 갑각류인 꽃게는 키틴의 함량이 높다. 키틴은 노화억제, 면역강화, 질병예방 등의 건강기능성이 밝혀져 있으며, 이 외에도 유해 콜레스테롤 흡착, 중금속의 체외배출, 장내 유효세균 증식, 혈당 조절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의와 평가]
이상에서 다양한 농수산물을 생산하고 있는 진도군의 향토음식을 살펴보았으며, 그 특징을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진도군의 향토음식 중 농산물을 이용한 것은 구기자인절미, 구기자유과, 구기자누룽지, 구기자막걸리, 흑미인절미, 흑미유과, 흑미누룽지, 울금막걸리, 홍주, 박문주 등이었다. 이들 향토음식은 쌀을 주재료로 하며 구기자, 흑미, 울금 등 건강기능성을 가지고 있는 진도군의 특산물을 첨가하여 다양한 형태로 만든 것이 주를 이루었다. 또, 홍주, 박문주, 울금막걸리, 구기자막걸리 등 다른 지역에 비하여 쌀로 빚은 술의 종류가 많았다. 이는 진도군의 농업이 벼농사 중심으로 쌀의 생산량이 많은 지역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생각된다.
수산물을 이용한 향토음식은 우무묵, 우뭇가사리된장국, 간재미회, 엉터리회, 생선회, 꽃게장, 석화구이, 전복찜, 전복장아찌, 뜸부기국, 톳나물, 파래김치, 멸젓 등으로 어류나 갑각류보다 해조류를 이용한 음식의 종류가 많았다. 이들 향토음식은 농산물을 이용한 것의 종류가 수산물을 이용한 것보다 더 다양하였다. 그 이유는 진도군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이면서도 수산업보다는 벼농사 중심의 농업이 주요 산업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수산물을 이용한 향토음식은 전복으로 만든 전복장아찌만 최근에 개발된 것인 반면, 농산물을 이용한 향토음식은 대부분이 최근 개발된 음식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농산물로 만든 향토음식의 경우 농산물 재배기술의 발달, 신품종의 도입, 교통과 통신의 발달 등의 영향으로 1980년대 이후부터 흑미, 울금 등의 농산물이 특산물로 진도군에서 재배되기 시작하였으며, 동시에 빠른 속도로 새로운 조리법의 유입되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이처럼 진도군의 향토음식은 주변 환경의 변화와 함께 변화되어 왔으며, 앞으로 관광산업의 발전과 함께 그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그러므로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진도군만의 향토음식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이 지역 향토음식의 전통과 원형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과 이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