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8018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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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上元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서울특별시 강남구 |
집필자 | 김순주 |
[정의]
서울특별시 강남구 지역[옛 경기도 광주군·과천군 일부]에서 음력 1월 15일을 전후로 맞는 명절 및 이와 관련된 풍속의 특징과 변화.
[개설]
정월대보름에는 각종 놀이를 행하고 시절음식을 먹으면서 한 해 풍년과 건강을 기원하였다. 농촌에서는 풍년을 기원하는 의례를 행하였는데, 보름 하루 전날에 곡식을 넣어 깃발처럼 만든 볏가릿대를 집 곁에 세워두었다. 또한 달빛, 달의 윤곽과 방향을 보고 일 년의 기후와 농사를 점쳤다. 한편, 서울 지역에서도 시가지 곳곳에서는 여러 놀이가 행해졌으며, 가정에서는 시절음식을 장만하여 이웃과 나누어 먹으며 이날을 특별히 기렸다.
[연원 및 변천]
조선왕조 서울 지역에서는 정월대보름 놀이로 연날리기와 답교(踏橋)가 성행하였다. 연날리기는 연싸움 형태로 하기도 하였는데, 부잣집에서 연싸움을 잘하는 이름난 젊은이들을 불러 수표교(水標橋)에서 구경하게 했다고 한다. 수표교를 비롯한 대광통교와 소광통교에서는 다리밟기, 즉 답교 행렬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는데, 이날 다리를 밟으면 일 년 내내 다릿병이 나지 않는다는 속신도 있었다고 한다.
이 날을 위해 장만하는 시절음식 및 이와 관련된 의례도 풍성하고 다양했다. 『동국세시기』에는 ‘묵은 나물’을 소개하며 ‘박·오이·버섯 등 각종 말린 채소와 겨우내 저장해둔 콩·호박·순무 등’을 반드시 먹는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한 날밤, 호두, 은행, 잣, 무 등을 깨무는 부럼 깨물기를 하였으며, 데우지 않은 청주 한 잔을 마셔 귀가 밝아지기를 기원하는 귀밝이술도 마셨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현재 강남구에 속해 있는 일원본동에서는 1950년대 이후 대보름을 큰 명절로 보냈다. 이 동네에서는 공동체 단위로 꽹과리, 호적 등의 악기로 큰 놀이판이 벌어졌으며, 특히 정월대보름은 ‘여자들의 명절’이라고 하여 부녀자들이 나이든 노인의 눈을 피해가며 행주치마를 뒤집어쓰고 춤을 추며 크게 놀았다고 한다. 음력설에는 여자들이 남의 집을 방문하면 재수가 없다고 하여 외출하지도 못했으나 정월대보름 때만은 부녀자들이 놀이와 음식으로 시절을 즐겼다고 한다. 음력 14일에는 오곡밥과 묵은 나물을 장만하여 먹었다. 각 가정에서 시절음식을 마련하였으므로 가가호호 방문하면서 밥과 나물을 나누어 먹었다.
1990년대 초반에 세곡동에서 실시된 조사에 의하면, 이 동네에서는 음력 14일에 연날리기를 하였다. 사기를 곱게 깨뜨려 여기에 밥풀을 썩으면 연줄이 날카롭게 되는데, 이것으로 연싸움을 했다고 한다. 같은 시기에 대치동에서는 정월 14일에 각종 나물[산채나물, 숙주나물, 시래기나물, 콩나물]과 함께 고깃국을 끓이고 김을 먹었다고 한다. 놀이도 비교적 다양하게 행해졌는데, 굶주림이 없게 해달라거나 침수(浸水)되지 않게 해달라고 기원하면서 달맞이를 하였고, 또 연줄에 솜을 달아 불을 붙여 액막이연을 날려 보내면서 나쁜 액을 떨쳐내고자 하였다.
현재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대보름 때 시절음식을 먹는 것 외에 특별히 하는 놀이나 행사가 없다고 한다. 음식은 잡곡밥과 묵은 나물을 하는데, 이를 직접 만들 때도 있지만 가게에서 사서 먹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