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상북도 영주시 부석면 북지리 소재 부석사 창건 유래와 관련해 전해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봉황산 부석사 뒤의 대나무」는 부석사(浮石寺)와 낙산사(洛山寺)의 창건 유래 전설이다. 두 절의 창건에 공통으로 관여한 인물은 의상(義湘)[625~702]이다. 지엄(智儼)의 꿈과 관음보살의 현신을 통해 의상이 절터를 정하게 되었는데, 두 사건 모두 의상의 뛰어난 불법을 반증하는 사례가 된다.

[채록/수집 상황]

「봉황산 부석사 뒤의 대나무」는 2010년 영주시사편찬위원회에서 간행한 『영주시사』2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650년경 신라의 의상은 불법을 공부하기 위해 당나라로 떠났다. 당나라 사신의 배를 타고 지금 상하이[上海]로 건너가, 당시의 당나라 서울 장안에 이르러 불도가 높은 도승 지엄을 지상사(至相寺)에서 뵙게 되었다. 지엄은 전날 밤 꿈을 꾸었다. 꿈에 따르면 해동에 큰 나무가 나서 가지와 잎이 번성하여 중국을 덮었는데, 그 나무 위에는 봉(鳳)의 집이 있었다. 이상하게 여겨 올라가 보니 용왕의 뇌에서 나오는 귀한 구슬이 한 개 있고, 그 밝은 빛이 멀리까지 비쳤다. 꿈을 깬 후 놀랍고 신기하게 생각하여 집 안과 방을 깨끗이 청소하고 기다렸는데 그때 마침 의상이 왔다. 그리하여 대사는 의상을 특별한 예의로 맞이하였고, 의상은 수년간 화엄종에 관한 공부를 열심히 하여 도를 깨달은 다음 신라로 돌아왔다.

의상은 관음보살의 진신이 해변의 굴속에 산다는 말을 듣고 지금의 낙산사 의상대 앞에 이르러 재계 7일 만에 앉을 자리를 만들어 물 위에 띄우고 앉으니 용왕이 굴속으로 인도하였다. 의상이 공중을 향하여 참례하니 용왕이 수정 염주 한 꾸러미를 내주고 동해의 용이 여의주 한 알을 의상에게 바쳤다. 의상이 다시 재계한 지 7일 만에 들어가 관음보살의 용모를 보았다. 진신이 일러 말하기를 “내가 앉은 자리 위의 산꼭대기에 쌍죽(雙竹)이 솟아날 것이니 그 땅에 불전을 짓는 것이 마땅하다.”라고 하였다. 그 말을 듣고 671년(문무왕 11) 그곳에 절을 지으니 그 절이 오늘날의 낙산사이다.

의상은 화엄종의 총 본산이 될 만한 큰 절을 짓기 위해 사방으로 절터를 찾다가 부석면 북지리 봉황산 아래에서 명지를 발견하였다. 당나라 지엄선사가 꿈에 봉을 보고, 다음날 의상을 만난 것을 생각하여 이곳에 부석사 절터를 잡고, 676년(문무왕 16) 신라에 와서 처음으로 절을 지을 때 관음보살의 지시에 따라 쌍죽을 보고 지어서 이곳에 대나무를 많이 심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속설에 봉황산의 봉이 대나무 열매를 먹고 살기 때문에 천수백 년이 지나도 절이 전하며 앞으로도 영원히 이 절이 왕성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의상이 밤에 부석사에서 자고 아침에 낙산사에 가서 아침을 먹었다고 하니, 의상의 도술이 대단했던 것을 알 수 있다. 봉황산 산꼭대기에서 낙산사까지의 직선거리는 70여 리밖에 되지 않으나, 산이 첩첩으로 가려져 있으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모티프 분석]

「봉황산 부석사 뒤의 대나무」의 주요 모티프는 관음보살의 영험과 승려의 신이한 능력이다. 관음보살의 영험함으로 의상이 낙산사와 부석사의 절터를 지금과 같이 정하게 된 내력을 말해주고 있다. 이야기의 말미에 의상이 봉황산에서 낙산사까지 먼 거리를 하루 만에 다녀온다는 내용을 덧붙임으로써 의상의 신이한 능력은 더욱 강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