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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 대신」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002019
한자 梁文大臣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집필자 이병찬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수록|간행 시기/일시 1997년 - 「양문 대신」 『포천 군지』 수록
수록|간행 시기/일시 2000년 - 「양문 대신」 『포천의 설화』 수록
채록|수집|조사 시기/일시 1995년 8월 - 「양문 대신」 이병찬이 이풍의에게 채록
채록지 「양문 대신」 채록지 -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산정리
성격 인물담|용서담
주요 등장 인물 양문 대신 이서구|양반집 아들
모티프 유형 업어서 물 건네주기

[정의]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에서 이서구(李書九)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양문 대신」은 말년에 포천시 영중면 양문리에 은거했던 일명 양문 대신으로 불리는 이서구[1754~1825]에 얽힌 인물담이다. 이서구는 흔히 조선 후기 사가시인(四家詩人)으로 불리며, 자는 낙서(洛瑞), 호는 척재(惕齋)·강산(薑山)이다. 포천에는 이서구에 대한 설화가 10여 편이나 전하는데, ‘월천(越川)[물 건네주기]’을 모티프로 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단일 인물의 이야기로는 포천의 설화 가운데 가장 많은 편수를 보인다. 「양문 대신」이서구가 ‘월천’을 소재로 하여, 거만한 양반집 아들의 잘못을 너그럽게 훈계하였다는 용서담이다.

[채록/수집 상황]

1997년 포천 군지 편찬 위원회에서 간행한 『포천 군지』와 2000년 이근영·이병찬 등이 엮고 포천 문화원에서 발행한 『포천의 설화』에 각각 수록되어 있다. 이는 1995년 8월 이병찬이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산정리로 현지 조사를 나가 주민 이풍의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내용]

양문 대신 이서구 대감이 현재 만세교 부근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그때 어느 양반집 아들 하나가 지나가다가, 촌사람이 낚시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자기를 저 건너편까지 월천(越川)[내를 건넘]을 해 달라고 했다. 발 벗고 건너가기가 귀찮아서 업어 건너달라고 한 것이다. 그러자 양문 대신이 선선히 그 사람을 월천해 주고는, 누가 지나가는 사람이 있어 물으면 자기가 월천해 줬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때 마침 해가 저물어 양반집 아들은 그곳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저녁에 모임이 있어 가 보니 거기에 자기를 월천해 준 노인이 있었다. 그런데 노인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이상하여 물어보니, 그 분은 옛날에 대신을 지낸 분이라고 했다. 양반집 아들이 황급히 일어나

“제가 몰라 뵙고 월천을 해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누가 그런 걸 가르쳐 줬느냐?”

양문 대신은 호통을 치며, 자기를 ‘양문 대신’이라고 가르쳐 준 마을 사람을 먼저 벌을 주었다. 젊은이가 거듭 사죄를 하니까 양문 대신이 말했다.

“일어나서 내 말을 듣게. 사람이 평생을 사는데 자네는 편히 가고자 하여 나보고 업어 건너달라고 한 거 아닌가?

옛날에 한 집에 시아버지도 귀머거리, 며느리도 귀머거리, 머슴도 귀머거리가 있었네. 하루는 영감이 멍석에다 보리를 널었는데, 이웃집 닭이 와서 벼를 쪼아 먹고 있었어. 그래서 닭을 친다는 게 그만, 너무 심하게 때려 그 닭이 죽고 말았다네. 이웃집에서 닭을 찾으러 왔는데 죄송하다고 해도 화를 내니까, 영감이 ‘당신 닭이 우리 보리 멍석을 헤쳐서 돌을 친다는 것이 잘못 쳐서 죽었는데 뭘 잘못했다고 야단이냐.’며 소리를 질렀어. 그런 찰나에 머슴이 대문을 들어서다가 영감이 막 야단을 치고 있는 것을 보고, 자기가 낮에 볏단을 묶다가 하도 목이 말라서 술집에 벼 몇 단을 갖다 주고 술을 먹은 것이 생각이 난 거지. 머슴은 ‘이 영감이 벌써 그걸 알고서 이렇게 호통을 치시나’ 하고 생각했어. 그래서 주인 영감에게 ‘내가 하도 목이 말라서 볏단 하나 갖다 주고 술 한 잔 먹었기로 뭐 그렇게 잘못했다고 노발대발하시느냐’고 말하며 밖으로 나왔다네. 한편 그 집의 며느리가 또 남모르게 집에서 어른한테 얘기하지 않고 쌀을 꺼내 어린애에게 엿을 사줬대요. 도둑이 제 발 저리다고 며느리는 ‘그것을 시아버지가 벌써 알고 저렇게 걱정하시나’ 하고 생각했다네. 그래서 시아버지께 ‘아버님 애들이 하도 칭얼대서 말씀 못 드리고 엿을 몇 개 사줬노라’고 그렇게 사죄를 했어. 이 두 사람들은 자신이 뭔가 하려고 할 때, 이것이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이 되면 그만둬야 하는데 모두들 그러지 못했다네.

자네가 나더러 월천해 달라고 했는데, 물론 자네도 처음부터 늙은이에게 그러고 싶지는 않았겠지. 사람은 누구나 자기 마음에 내키지 않는 일은 남에게도 하지 않는 것이 좋아. 자넨 앞날이 촉망되는 사람이니까 자네에게 벌을 주지는 않겠네. 다만 좋지 않은 일이라 생각되는 것은 고쳐서 자네가 하게. 그러면 자네는 장차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네.”

양문 대신 이서구 대감은 이처럼 너그러우면서도 소탈한 분이었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양문 대신」의 주요 모티프는 ‘업어서 물 건네주기’이다. 「양문 대신」은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는 교훈을 담은 이야기로서, 용서의 미덕에 관한 이서구의 인품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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